[DreamsiC 12월 호] 콘크리트와 돌이 만나는 방법

사람과 가장 친근한 소재는 무엇일까? 필자는 주저없이 ‘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매력적인 패턴과 차분한 질감, 그리고 큰 내구성과 안정성으로 돌은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때로는 디딤석으로, 때로는 조경소품으로, 때로는 건축물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우리는 교과서에서도 배운다. 인류가 처음으로 사용한 ‘도구’는 뗀석기이다. 최초의 인류부터 지금까지 사용하는 가장 범용적인 소재가 바로 ‘돌’인 것이다.

 

현재까지도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소재 ‘돌’. 이 친숙한 소재를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는 소재가 있다. 바로 초고성능콘크리트(UHPC)다.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돌만큼의 내구성을 가지면서 성형성마저 좋은 소재다. 돌로 구현하기 힘든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면서 산업의 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돌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빠르게 차지해나가고 있는 초고성능 콘크리트. 사람이라면 이런 경우 분란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돌과 콘크리트는 사이가 매우 좋다. 다양한 방식으로 콘크리트와 돌은 환상의 케미를 보여준다. 돌과 콘크리트가 함께하는 방법은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경우와 나란히 놓이는 방법이 있다.

 

콘크리트에는 사실 ‘돌’이 들어간다. 정확하게는 시멘트의 수축값을 줄여주기 위해 안정적 소재인 자갈과 모래가 사용된다. 초고성능 콘크리트에는 ‘모래’가 주로 사용된다. 콘크리트에 모래보다 큰 사이즈의 골재가 들어가면 콘크리트에 새로운 패턴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테라조’라고 부른다. 돌의 색과 질감, 종류에 따라 패턴을 무궁무진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테라조의 큰 장점이다. 아울러 베이스가 되는 초고성능 콘크리트의 색상을 바꾸면 전반적인 색감과 패턴을 또 한 번 바꿀 수 있다. 돌이 또 한 번 진화된 콘크리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반대로 콘크리트는 폐기물로 전락할 수 있는 대리석과 같은 폐기물을 다시 한 번 디자인 소재로 사용되는 기회를 선물해준다.

 


콘크리트와 돌이 만드는 또 하나의 케미는 그냥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돌은 돌로,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로. 다양한 패턴의 질감을 가진 돌과 한없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콘크리트는 함께 있을 때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콘크리트 화분을 꾸며주는 자갈들이나, 자갈밭 위에 놓여진 디딤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조화가 된다. 비단 자그마한 자갈만 콘크리트 덩어리와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블록 위에 놓인 플랜터나 석재 외장마감이 주인 건축물에 적용되는 포인트 콘크리트 외장재 등을 생각해보면 콘크리트와 돌은 처음부터 매력적인 조화를 보여준다.

 



돌과 콘크리트는 사실 그 모든 속성이 반대인 소재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잘라서 사용성을 만드는 소재와, 다양한 화학물질이 결합하여 필요한 디자인의 형태로 양생이 되는 소재. 디자인을 구현하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지만, 차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질감과 압도적인 무게감으로 만들어나가는 환상의 하모니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