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iC 10월 호] 작품에 의미를 담는 일

조국을 지킨 순국선열의 넋을 잃지 않기 위하여!


때론 직원들과 대화를 할 때 이러한 질문을 하고는 한다. “미콘 최고의 프로젝트는 뭐였다고 생각해? 기술력, 디자인, 상징성을 모두 따져서!” 일 년에만 수 백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소중하지 않은 프로젝트는 없다지만 각자 생각하는 최고의 프로젝트는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어려운 미션을 풀어냈을 때, 누군가는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때, 또 누군가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냈을 때 프로젝트의 의미를 찾기도 한다. 이토록 사람마다 최고의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최고로 손꼽는 프로젝트는 분명 있다. 바로 안국역 프로젝트다.

 

1919년 3월 1일.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전국적인 만세운동.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독립만세를 외친 우리의 위대한 선조들. 이 날 서울 인사동의 태화관에서는 각 종교의 대표자들 33인이 모여 조선의 독립을 선언했다. 독립의 당위성을 밝히고 독립국으로서의 조선, 자주민으로서의 조선인을 선언한 3.1독립선언문. 그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태화관은 현재 안국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3.1운동이 100주년을 맞이하던 해에 안국역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 되었다. 3·1운동과 독립선언문을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기념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젝트. 안국역 내에 3·1운동 100주념 기념공간을 연출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기념공간의 핵심은 기미선언문을 상형문자의 형태로 가공하여 초고성능 컬러 콘크리트 패널로 마감하는 것이었다. 바닥과 계단을 거쳐 벽면과 천장까지!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우리의 얼이 변하지 않는 듯한 느낌의 공간. 이 공간은 수많은 기호체계로 연출이 되었다.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던 고차원의 프로젝트. 각각의 패널이 서로 다른 형상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색상샘플도 제작을 해야 하며, 작은 구멍 하나하나가 명확하게 표현되는지 테스트를 거친다. 물량도 많기에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해서도 안된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데드라인이 명확하다는 점. 대한민국의 4대 국경일 중 하나인 삼일절에 맞춰 모든 행사가 준비되어있고, 그 전에 모든 시공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 수많은 밤을 지새울 수 밖에 없던 프로젝트. 하지만 무엇보다 그 의미를 알기에 기쁜 마음으로 온 힘을 쏟은 날들.

 

역사를 기념하는 것은 결국 잊지 않기 위함이다. 그래서 UHPC는 더 의미가 있다. 아픈 역사를 직접 체험하며 살아가야 했던 선조들의 심정을 우리가 온전히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독립선언문을 낭독한지 100년, 그리고 그 의미를 이어갈 앞으로의 100년. UHPC의 압도적인 내구성으로 선조들의 마음을 후대에까지 이어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