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iC 2월 호] 화분이 작품이 된 적 있나요❓ 주목하지 않던 조연이 주인공이 되는 순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SBS의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초기 프로파일러들에 대한 스토리로 소재와 제목이 모두 매력적이어서 처음부터 드라마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출연진을 보며 드라마를 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 ‘김소진’ 배우와 ‘진선규’ 배우가 그 이유였다.

 

2017년 ‘더 킹’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김소진 배우였다. 누군지도 몰랐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때는 이름도 몰랐는데 내가 눈길이 갔던 수많은 영화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두 ‘김소진’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김소진 배우의 주연작을 기다리게 되었다.

 

반대로 ‘진선규’ 배우는 주목을 받기 이전부터 알고 있던 배우였다. 많은 드라마에서 작을 역할을 해온 조연전문배우. 그 익숙한 배우가 2017년 영화 ‘범죄도시’로 대중스타가 되었다. 평소 순하디 순한 성향을 가진 진선규 배우가 열연한 위성락 캐릭터는 그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었다.

 

연극무대에서는 그 자리를 확실히 차고 있던 배우들이지만 대중미디어에서는 단역 위주의 캐스팅이 되던 두 배우가 늘 주연을 맡아온 김남길 배우와 함께 주연이 되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배우들의 공통점은 인기보다 연기, 즉 결과보다 기본을 더욱 중요시해온 배우들이라는 점이다. 기본기를 탄탄히 단련해온 배우들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오히려 쉽게 인기를 맛본 배우들은 운이 좋아 이슈가 되더라도 쉽게 대중의 인식 속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기본기를 보며 콘크리트 화분을 다시 생각해본다. 본디 콘크리트와 화분은 모두 조연의 역할을 하는 소재다. 콘크리트는 건축물을 짓는 주 소재가 되지만 어디서도 드러나는 법이 없다. 바닥은 카펫이나 타일로, 벽면과 천장은 페인트나 벽지로 꽁꽁 감춰진다. ‘튼튼히’ 집을 짓기 위한 소재지 ‘예쁘게’ 집을 짓는 소재가 아니다. 꼭 필요하지만 드러날 필요는 없는 소재가 바로 콘크리트였다.




화분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화분에 꽃이 피어있든 나무가 심어있든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은 식물이지 화분은 존재감을 어필하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그 제품이 식물과 조금이라도 더 잘어울릴 수 있도록 디자인을 했을 것이며, 설치를 편리하도록 신경을 쓰며 디자인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연은 조연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었다. 소재의 가능성을 알아본 누군가의 ‘도전’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초고성능 콘크리트를 만난 ‘화분’은 조경의 핵심 제품이 되어가고 있다.

 


UHPC 대형화분은 기존의 조경과 화분의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꽃과 작은 나무를 심는 화분시장을 넘어서 대형수종까지 심을 수 있는 대형 화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가로 세로 사이즈가 1m가 넘는 대형화분이 흙과 물을 넉넉히 담아내어 나무의 뿌리가 깊게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나무를 심기 어려운 공간에도 녹색 조경을 꾸밀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초고성능 콘크리트의 성형성은 ‘화분’이 나무를 심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화분 자체가 디자인 오브제가 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 만년조연이었던 화분이 나무와 디자인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대형 콘크리트 화분은 새로운 조경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무를 심을 수 없는 공간에도 대형 화분과 벤치의 조합만으로 작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도심 어디에도 나무와 함께하는 녹색 조경이 가능해졌다. 소재의 진화가 만년 조연이었던 화분을 시장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