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어려운 이유
안도 다다오 이후 콘크리트는 점점 디자인 소재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콘크리트를 주 소재로 한 디자인 오브제나 인테리어를 보면서 ‘오~ 내 스타일이야~’라고 감탄을 한다. 그런데 콘크리트의 디자인적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딱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 그~ 거칠고 날것 같은 느낌..?’ ‘인더스트리얼한 매력이 있지 않나?’ 막연한 느낌을 전달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정확히 표현을 못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다. 콘크리트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덩어리감이 매력적이며 그 덩어리감에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형태에 따라 그 무게감은 안정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위태로움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보는 이의 감정을 뒤흔드는 느낌. 그런데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를 찾으라고 하면 역시 ‘하나의 색감으로 규정하기 힘든 오묘한 표면질감’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 콘크리트는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 등이 섞인 혼합물이다. UHPC에는 자갈은 들어가지 않으니 자갈을 빼면 시멘트와 모래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표면의 패턴은 이 골재의 비율과 드러나는 정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이 섞여 화학반응을 통해 강도를 발현하는데, 교반을 하고 타설을 한 이후 순간적으로는 밀도가 낮은 물질이 물 위로 뜨게 되어있다. 자연히 모래보다 가벼운 물질들이 가장 윗 표면을 뒤덮게 되는데 이게 우리가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콘크리트 면이다. 알알이 박힌 모래자국 따위는 보이지 않는 덩어리감. 이것도 콘크리트다.

위에서 설명한 레이턴스는 상대적으로 부착력과 수밀성이 나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강도가 중요한 대다수 제품은 폴리싱이나 샌드 블라스트 작업을 통해 레이턴스 막을 없애준다. 이렇게 표면을 조금만 갈아주면 내부에 숨어있는 골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모래는 각각 사이즈도 다르고 색상도 다르기 마련이다. 심지어 그 작은 모래의 생김새도 다르다. 이 각기 다른 사이즈와 생김새의 모래는 콘크리트의 물성에도, 결과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다 모던한 느낌을 원한다면 모래의 양을 줄인 연출을, 보다 날것의 거친 느낌을 원할 때는 모래를 늘리기도 한다.
표면 연마의 과정 또한 콘크리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폴리싱은 상대적으로 매끄러운 면을 만드는 과정이며, 콘크리트에 은은한 광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반면 샌드블라스트는 그 정도에 따라 샤프하고 날 것과도 같은 표면을 만들어주기에 좋다. 거친 면도, 부드러운 면도 모두 콘크리트다.
사람이 연출할 수 있는 과정은 이 정도다. 이러한 비균질 재료의 특성 상 함께 만드는 제품에서도 색상이나 질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배치와 색상이 아니기에 그 모두 균일한 제품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콘크리트 제품의 단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 서로 다른 패턴의 제품이 모아져 만드는 조화까지도 콘크리트라는 소재의 특색이자 또 다른 장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끝)

콘크리트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어려운 이유
안도 다다오 이후 콘크리트는 점점 디자인 소재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콘크리트를 주 소재로 한 디자인 오브제나 인테리어를 보면서 ‘오~ 내 스타일이야~’라고 감탄을 한다. 그런데 콘크리트의 디자인적 매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딱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 그~ 거칠고 날것 같은 느낌..?’ ‘인더스트리얼한 매력이 있지 않나?’ 막연한 느낌을 전달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정확히 표현을 못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다. 콘크리트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덩어리감이 매력적이며 그 덩어리감에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형태에 따라 그 무게감은 안정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위태로움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보는 이의 감정을 뒤흔드는 느낌. 그런데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를 찾으라고 하면 역시 ‘하나의 색감으로 규정하기 힘든 오묘한 표면질감’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 콘크리트는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 등이 섞인 혼합물이다. UHPC에는 자갈은 들어가지 않으니 자갈을 빼면 시멘트와 모래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표면의 패턴은 이 골재의 비율과 드러나는 정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이 섞여 화학반응을 통해 강도를 발현하는데, 교반을 하고 타설을 한 이후 순간적으로는 밀도가 낮은 물질이 물 위로 뜨게 되어있다. 자연히 모래보다 가벼운 물질들이 가장 윗 표면을 뒤덮게 되는데 이게 우리가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콘크리트 면이다. 알알이 박힌 모래자국 따위는 보이지 않는 덩어리감. 이것도 콘크리트다.
위에서 설명한 레이턴스는 상대적으로 부착력과 수밀성이 나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강도가 중요한 대다수 제품은 폴리싱이나 샌드 블라스트 작업을 통해 레이턴스 막을 없애준다. 이렇게 표면을 조금만 갈아주면 내부에 숨어있는 골재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모래는 각각 사이즈도 다르고 색상도 다르기 마련이다. 심지어 그 작은 모래의 생김새도 다르다. 이 각기 다른 사이즈와 생김새의 모래는 콘크리트의 물성에도, 결과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다 모던한 느낌을 원한다면 모래의 양을 줄인 연출을, 보다 날것의 거친 느낌을 원할 때는 모래를 늘리기도 한다.
표면 연마의 과정 또한 콘크리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폴리싱은 상대적으로 매끄러운 면을 만드는 과정이며, 콘크리트에 은은한 광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반면 샌드블라스트는 그 정도에 따라 샤프하고 날 것과도 같은 표면을 만들어주기에 좋다. 거친 면도, 부드러운 면도 모두 콘크리트다.
사람이 연출할 수 있는 과정은 이 정도다. 이러한 비균질 재료의 특성 상 함께 만드는 제품에서도 색상이나 질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배치와 색상이 아니기에 그 모두 균일한 제품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은 어쩌면 콘크리트 제품의 단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 서로 다른 패턴의 제품이 모아져 만드는 조화까지도 콘크리트라는 소재의 특색이자 또 다른 장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끝)